유선전화 시장에도 '바꿔' 바람이 올 들어 거세게 불고 있다. 시내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올 3월부터 대구 인천 등 대도시로 확대되는 데다 7월 부산,8월에는 서울지역에도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총가입자 2천3백30만명에,95.6%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선발사업자 KT와 후발사업자 하나로통신 간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시내전화에 유효 경쟁체제를 구축해 이용자의 선택폭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번호이동성 제도는 지난해 6월30일 안산 청주 김해 순천 4개 지역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이어 10월 수원 안양 구리 김포 의정부 대전 광주 울산 전주 천안 마산 등 11개 지역으로 확대됐고 12월부터는 성남과 고양이 추가돼 총 17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회선당 4천원의 적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 시내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는 실시된 지 4개월 만에 6천3백명가량이 이용한 것으로 정보통신부 집계 결과 나타났다. 이 중 98%가량이 KT에서 하나로통신으로 사업자를 옮겼다. 하나로통신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KT 고객을 뺏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단독 가입자에게만 전화 가입 요금을 3만원(KT는 6만원)씩 받고 있고 기본료는 4천5백원(KT 5천2백원)을 부과한다. 또 초고속 인터넷과 시내전화 묶음 상품에 대해서는 전화 가입 요금을 별도로 받지 않고 기본료만 2천원 받고 있다. KT는 이에 맞서 시내전화 고장수리 예약제를 확대하고 애프터서비스(AS)를 대폭 강화하는 등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우수한 통화 품질로 가입자 이탈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KT는 하나로통신의 시내전화는 KT망을 한 번 더 거치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