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보령제약이 제2의 도약을 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창사 47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매출 2천억원을 돌파하겠습니다." 김상린 보령제약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올 매출을 지난해(1천7백억원)보다 29% 증가한 2천2백억원으로 늘려잡았다"며 "이를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령제약은 연간 매출이 1백억원 이상되는 제품 5∼6개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일반 의약품 분야에서는 겔포스엠 용각산 등 기존의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는 고혈압 치료제 등 순환기 제품의 매출 확대와 항암제 항생제 등 주력 제품군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노동조합에서도 김 대표의 경영 방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사는 제약업계가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자며 지난 9일 결의대회를 갖고 △일등제품 생산 △생산원가 절감 △납기 준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연구 및 개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성균관대 약학박사 출신으로 중외제약에서 20년간 생산 개발 신규사업을 담당하다가 91년 보령제약 이사로 영입됐다. 중앙연구소장과 생산본부장을 맡아오다 이번에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테크노 CEO(최고 경영자)로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제약업계에도 기술경영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영업과 마케팅만을 강조하는 CEO보다는 기술을 경영에 접목할 수 있는 CEO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CEO로 발탁된 배경을 이같이 풀이했다. "올해 연구개발비로 1백35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서는 보잘 것 없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32억원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매출 목표액의 6%에 수준에 이릅니다." 이같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올 한 해 동안 전문 의약품 15개,일반 의약품 8개,의약외품 5개 등 28개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김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특히 지난해 내놓은 우황청심액에 이어 올해는 중국 동인당의 우황청심환을 수입해 시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사향이 들어간 우황청심환을 제조할 수 없기 때문에 사향이 함유된 동인당 제품을 들여오게 됐다는 것이다. 보령은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하기로 했다. 항암제 원료인 독소로부신과 에피루비신을 비롯 10여가지의 의약품 원료 1천만달러어치를 유럽과 미국 등지로 수출할 예정이다.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시장도 본격 공략해 거래선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세계 제약 산업의 흐름을 읽고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보령제약은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