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에서 세컨드 서브와 골프에서 OB가 난 뒤의 샷은 비슷한 점이 있다. 두 상황 모두 더 이상 몰락을 막기 위해 최대한 주의를 집중하고 보수적으로 스윙을 하게 마련이다. 당연히 첫번째 서브(샷)보다 볼이 인플레이 지역에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골프에서는 이처럼 보수적으로 샷을 해야 할 경우가 또 있다. 페어웨이 양옆이 트러블 투성이여서 볼이 조금만 빗나가면 '하이 스코어'로 연결되는 홀에서의 티샷이다. 이 경우 역시 배수의 진을 친 세컨드 서브처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 경우 드라이버 샷이라면 그립을 1∼2인치 내려잡고 스윙을 해주면 된다. 그러면 정확성은 높아지는 대신 거리는 정상그립을 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정상그립을 한다 해도 스윙을 평소보다 조금 부드럽게,그리고 가능하면 스리쿼터로 해주면 볼이 빗나갈 가능성은 줄어든다. 드라이버를 잡는 것이 자신 없다면 주저없이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하라. 그렇게 해서 볼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그 홀에서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최악의 경우라도 '보기'로 막을 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