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최대 악재였던 신용카드 문제를 털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내내 카드 부실로 괴로움을 당했다. 작년 3분기까지 1년간 카드 부문에 쌓은 대손충당금만 4조3천억원이 넘는다. 합병과정에서 적립한 4천5백억원을 포함하면 4천7백억원을 카드 부문에 쏟아넣었다. 그러나 국민카드를 합병한 뒤 실질 연체금액이 감소하고 있다. 작년 3월 4천억원대이던 연체금액은 9월 2천억원대로 줄어든 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연말 1천억원대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국민은행 주가에 '파란불'이 계속 켜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 부실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지고 있다. 정부의 보유지분을 인수,완전 민영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 지분이 장내로 흘러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러나 정부 지분을 완전히 사들임으로써 걱정거리를 없애버렸다. 물론 정부 지분의 매입단가가 주당 4만3천7백원으로 다소 높은 수준이었고 시장에서 기대했던 매입 후 소각이 불발됐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워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민영화 자체가 성공한데다 수급에 대한 불안요인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종은 올해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업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상반기까지 뚜렷한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하반기엔 수출과 내수의 균형으로 국내 경기가 안정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축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신용사이클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2분기 이후 내수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신용사이클이 복원된다면 리딩 컴퍼니인 국민은행의 상승탄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대손상각비가 작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올해는 1조8천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용카드 부문을 중심으로 저신용 고객의 솎아내기 작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여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외국인은 이미 국민카드 주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가가 2001년 8월 이후 최고점에 와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74%선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해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연구위원은 "정부 지분의 매각으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과 주주가치 증대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실적에 카드 문제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리딩 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부실발생 요인은 줄어들었고 리딩 컴퍼니로서 프리미엄을 갖고 있어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