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Much food,many problems!..姜萬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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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 63명이 '관악캠퍼스 내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를 서명하고 나선데 대해 환경단체들이 "과학기술 맹신주의가 빚어낸 그 동안의 폐해를 망각한 가짜 지식인들의 반 교육적 망동"이라고 반발했다고 한다.
또 "부안 사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자성이 없었기에 가능한 행동"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대 환경동아리들도 스승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집회도 열었다고 하고.
서명을 주도한 강창순 교수는 "친환경적 에너지 체계를 운운하지만 서울대 교수들이 그 비현실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서명에 참여한 것이다.… 관악산 지하에 동굴처분을 하는 만큼 경관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태도를 버린다면 언제 누구와든 공개적인 토론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며 "부안사태가 왜 일어난 줄 알겠다"고 했다고 한다.
서울대 교수들의 서명은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부안사태를 보면서 학자적 양심으로 방폐장 시설이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
방폐장이라는 국책사업이 18년간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나선 것은 결과를 차치하고 이 시대를 사는 책임 있는 구성원의 행동이라 생각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지도 않고 협박과 욕설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거센 환경운동에 도전한 비외른 롬보로는 그의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에서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에너지와 천연자원은 고갈되지 않았다.
굶주리는 사람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1900년에 인류의 평균 수명은 30세였지만 오늘날에는 67세다"라고 말했다.
또 "언론인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한 책에는 '좋은 기사는 대개 나쁜 소식이다'라고 씌어 있다.
우리는 대체로 나쁜 소식에 호기심을 느끼며 열광하는 것 같다.
환경단체들이 세심하게 준비한 다양한 선전 자료와 언제나 문제점만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사람들의 이러한 시각과 합쳐지면 세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심각한 편견이 생겨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자료들이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어떻게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까? 이 분명한 모순은 아마도 경제적 번영의 결과인 것 같다. 먹을 것이 없으면 문제는 하나. 먹을 것이 많으면 만사가 문제.(No food, one problem. Much food, many problems.)"라고 했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경영'에서 노조 등 경제적 이해집단은 타협이 가능하지만 자선과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NGO는 비경제적 이해집단이라 타협이 어렵다고 했다.
NGO들은 정부를 위기로 몰아가고 절대적인 승리를 위해 상대방이 무조건 항복할 때까지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공사가 2년여 지연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노무현 대통령과 해인사 법전 종정 스님의 만남으로 사패산터널 공사가 당초대로 재개된 것은 우리들에게 문제 해결에 좋은 전범을 보여준 사례다.
최고 책임자의 적극적인 설득과 NGO들의 열린 마음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환경단체와 함께 반대 농성을 벌였던 보성 스님은 "종정께서 정부안을 수용한다면 나 역시 그 뜻을 따를 것"이라며 "현장을 지키면서 인근 주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그들의 지적에 공감했다.
아무런 대안도 없는 맹목적인 환경운동 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종교인의 참회록같이 들린다.
서울대 교수들의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 서명도 '과학기술 맹신주의'라든가 '반 교육적 망동'으로 몰아만 붙이지 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성숙한 모습이 필요하다.
노조, 환경단체, 농민단체들과의 갈등 속에서 헤매며 우리는 1만달러의 문턱에서 8년을 오르내리고 있다.
2만달러 소득의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Much food, many problems"의 딜레마를 돌파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NGO들의 열린 마음이 절실하다.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