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투는 이미 쓰이지 않는 사어(死語)가 됐다." 니혼게이단렌(일본 경단련) 오쿠다 히로시 회장(사진)은 13일 기자회견 도중 일본 최대 노조단체인 렌고(전일본민간노동조합연합회)가 16일 춘투돌입을 선언한 것과 관련,"춘투란 말이 아직도 살아있는가? 벌써 죽은 말로 알고 있었는데…"라고 반문했다.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란 것이다. 앞서 오쿠다 회장은 작년 12월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쟁의를 벌이던 춘투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올 노사협상부터 춘투라는 용어를 임금 외에 기업윤리 등을 포함한 폭넓은 관심사를 논의하자는 의미의 '춘토(춘계토의)' 또는 '춘계노사협의'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요타자동차 회장인 그는 '재계의 노동장관'으로 통할 만큼 독자적인 노무관을 가진 인물. 지난 2002년 "지금이 어느 땐데 임금인상을 거론하느냐"며 노조를 압박,임금 동결을 관철시킨 데 이어 작년에는 인상요구 자진철회를 이끌어냈다. '생활급 확보를 위한 춘계투쟁'의 준말인 춘투는 지난 55년 총평(일본노동조합총평의회)에 의해 연례행사로 추진되면서 격렬한 쟁의와 두자릿수의 임금인상 쟁취로 상징돼왔다. 그러나 70년대 두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며 전산업에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기세가 꺾이기 시작,80년대 중반 이후에는 형식만 남은 통과의례로 전락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