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를 도산 위기에서 건져낸 카를로스 곤 사장이 1989년 이후 최근까지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경영자로 뽑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고경영자와 경제기자,증권애널리스트 및 일반 독자 등 총 7백8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서 곤 사장이 헤이세이시대 최고의 명경영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헤이세이는 일본이 아키히토 일왕 즉위 후 사용하기 시작한 연호로 1989년이 원년이며 올해는 16년에 해당한다. 곤 사장은 리더십 미래비전 실적 인재활용 등 11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측정한 점수에서 총 9백99점을 얻으며 후보로 거명된 4백78명의 최고경영자들 중 1위를 차지했다. 2,3위는 8백30점을 획득한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회장과 8백18점을 얻은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에게 돌아갔다. 소니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은 9위에 올랐으며 재일교포 실업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10위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다. 곤 사장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닛산자동차를 취임 후 2년만에 흑자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닛산 리바이벌 신화를 창조한 것이 높은 평가의 배경이 됐다. 그는 A-E까지 5단계로 나누어 매긴 각 항목별 등급에서 리더십과 경영실적이 'A'를 받았다. 곤 사장은 2001년 CNN에 의해 올해의 세계경영자로 선정된 적은 있으나 일본 언론에 의해 일본 재계 최고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은 처음이다. 사장 시절인 1990년대 중반 대기업병에 걸린 도요타자동차에 과감한 개혁의 메스를 들이대며 일본 최강의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오쿠다 회장 역시 리더십에서 'A'를 받았다. 그러나 경영 실적에서 오쿠다 회장은 곤 사장보다 한 등급 아래인 'B'에 그쳤다. 미타라이 사장은 종신고용 등 전통적 일본형 시스템을 존중하는 경영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미래를 읽는 선행 투자와 잇단 신규사업 성공으로 캐논을 전자업계 주식시가총액 1위 회사로 키운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