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황창규 사장이 마침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최고 사령탑을 맡았다.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윤우 부회장의 바통을 넘겨받아 반도체 총괄사장으로 임명된 것. 세계 정보기술(IT)업계는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는 황 사장의 향후 행보에 일제히 주목하고 있다. 공정기술 품질 수율 등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력을 앞세운 황 사장이 시장에 엄청난 태풍을 몰고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발표된 오전 11시,황 사장은 디자인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있었다. 기자의 축하 인사에 그제야 승진 사실을 알았다는 황 사장은 "2004년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은 17∼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메모리 사업부와 비메모리 사업부간 시너지 창출과 디지털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성장모멘텀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PC에서 모바일 및 디지털 제품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특히 플래시메모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플래시메모리는 경기상황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관리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D램 반도체를 대체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봅니다." 황 사장은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플래시메모리의 비중은 30% 정도였으나 올해는 40%선을 넘어설 것"이라며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완전히 굳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부문에서 세계 1위에 등극한 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플래시메모리 S램 등 다양한 형태의 메모리와 로직회로를 하나의 실리콘에 집적하는 '퓨전 메모리' 양산을 통해 무선통신기술과 디지털 가전기기,광대역 인터넷,무선 홈네트워크 등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소니 파나소닉 마쓰시타 휴렛팩커드 노키아 등 세계적 IT기업들이 속속 삼성전자의 '반도체 우산' 속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서버 게임기 시장도 삼성전자가 만드는 반도체 없이는 새로운 성장이 불가능한 구조가 될 것입니다." 황 사장은 비메모리 사업부문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 "당분간 현행 사업 규모를 유지하겠지만 앞으로 수년 내 자동차용 반도체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일단 사업에 착수하면 대단위·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황 사장은 이어 최근 공장증설이 허용된 화성공장에 대한 투자와 관련,"올해는 기초공사 정도만 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시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 황창규 사장 약력 △1953년 부산 출생 △부산고,서울대 전기공학 학·석사,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박사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 △미국 인텔사 자문역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이사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