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현대, 이번엔 현대상선 분식회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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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현대그룹의 주력회사인 현대상선에 대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종순 KCC 부회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상선이 국내 다른 해운사에 비해 많은 6천억원 가량의 미수채권을 갖고 있는 등 분식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분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법원에 현대상선의 회계장부 등에 대해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기한 분식 의혹은 불법정치자금 제공 및 대북 송금과는 별도의 사안이라고 KCC측은 설명했다.
현대상선측은 이에 대해 대북 송금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은 이미 회계에 모두 반영한데다 채권단으로부터 여러 차례 특감을 받은 만큼 KCC측의 의혹 제기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실과 전혀 다른 KCC의 추측성 주장 때문에 기업이미지가 실추되고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법적조치를 검토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분식의혹 제기 배경=KCC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상선의 분식 의혹을 제기한 것은 현대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두고 현대 계열사에 대한 경영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CC는 가처분 신청에 앞서 지난 7일 현대상선에 △회계원부 △예금통장 △주총의사록 △재무제표 및 영업보고서 △손익계산서 △이사회 의사록 등에 대한 열람을 요청했다.
고주석 KCC 사장은 "현대상선으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어 법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KCC가 주요 주주로서 회계 장부열람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요구 자료가 워낙 광범위해 이의 수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법상으로는 3% 지분,증권거래법상으로는 0.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KCC의 광범위한 공격= KCC는 분식회계 의혹과 함께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이 수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과 자사주(12%) 매각을 통해 현대상선의 해외매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다국적 선박회사인 '조디악'과 상당부분 매각협상이 진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이름까지 거명했다.
물론 현대상선은 조디악과는 단순 거래 관계만 있을 뿐 자본 유치 협상은 사실 무근이라고 KCC의 의혹제기를 일축했다.
KCC는 현투증권 부실에 따른 책임부담금을 내기 위해 추진 중인 현대증권의 유상증자도 문제 삼고 나섰다.
특히 현대증권의 지분 15.16%를 갖고 있는 현대상선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현대상선의 지분율을 낮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대상선은 올해 말까지 채권단과 맺은 약정을 지키기 위해 증자에 참여하지 못할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