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폭로후 전기고문 당해".. 강근호 군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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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시퍼런 군사독재 정권 때 대정부 질문에서 실미도 사건의 진상을 추궁하자 국회는 벌집 쑤신 듯 들끓었습니다."
영화 '실미도'가 역사의 재조명을 받으며 개봉 19일 만에 관객 5백5만명을 기록하는 돌풍을 지켜보는 강근호 전북 군산시장(70)의 감회는 남다르다.
제8대 국회의원이었던 강 시장은 국회의사당에서 실미도 사건의 실체를 공식적으로 처음 거론한 후 정보기관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해 지금도 지팡이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1971년 총선에서 37세 나이로 신민당 후보(군산·옥구)로 초선 의원이 된 강 시장은 그 해 9월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40여명의 희생자를 낸 '8·23 난동사건(실미도 사건)'의 실체를 추궁했다.
순간 의사당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뒤이어 공화당 의원들의 고함과 노골적 발언 방해로 10여차례나 대정부 질문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 시장은 소란 속에서도 실미도 사건의 실체를 하나하나 따져물었다.
대정부 질문 다음날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는 사건의 주동자들이 군 특수부대 요원이었음을 공식 인정했다.
이 여파로 당시 정래혁 국방장관이 사임하고 오치성 내무장관의 불신임안이 국회 사상 처음으로 통과되는 '10·2 국회파동'을 불러왔다.
"실미도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강 시장은 "영화 '실미도'개봉을 앞두고 표를 구해놨으나 바빠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며 "설 연휴 전에 반드시 보겠다"고 덧붙였다.
제8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야인생활을 하던 강 시장은 2001년 4월 재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서 군산시장에 당선됐으며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재선됐다.
강 시장은 2001년 8월 '민주화 투쟁 유공자'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