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닐 전 미 재무장관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행태를 '귀머거리가 가득한 방에 있는 장님'이라고 묘사한 것을 계기로 부시 대통령의 지적 능력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진학적성검사(SAT)나 공군장교시험 등 지금까지 알려진 부시 대통령의 과거 일부 시험 성적을 토대로 분석, 부시 대통령의 지능이 매우 뛰어나지는 않지만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지적 호기심이나 학습 의욕 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9년 뉴요커지(誌)에 공개된 부시 대통령의 SAT 점수 1천206점은 90년대 중반된 재조정된 요즘 평가방식에 따르면 1천280점(만점 1600점)에 해당하는데, 델라웨어대-존스 홉킨스대 지능사회연구 프로젝트의 린다 곳프레드슨 공동소장은 "최근 이 점수를 지능지수(IQ)로 환산한 결과 125로 나왔다"며 "이는 총인구 백분율로 상위 5%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IQ 전문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찰스 머레이 연구원도 "SAT 점수로 볼 때 '더브야(Dubya. 부시 대통령의 중간 이름 약자(W)를 텍사스식으로 읽을 때 나오는 소리)'의 IQ 가 120보다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는 상위 10%에 해당되지만, 더 이상 정확한 환산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과 겨뤘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고교 때 2차례 받은 IQ 검사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 134와 133을 기록했다. SAT 점수 역시 1천355점으로 높지만, 최상층은 아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전기를 쓴 토머스 리브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대학예비교 때 받은 IQ 검사 결과는 119였다며 "케네디는 우등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댈러스 모닝 뉴스에 실린 부시 대통령의 공군장교 시험 결과를 보면, 5개 분야중 조종사 적성분야에선 하위 25%에 해당됐으나 리더십 등을 알아보는 장교자질분야에선 상위 5%에 들었다. 곳프레드슨 소장은 "조종사 적성 검사는 날아가는 비행기 각도 계산 등 공간개념에 관한 것인데,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공간능력보다 리더십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통령들의 성공 요인:리더십의 정치심리학'을 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의 딘 키스 사이먼턴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지력은 역대 대통령의 평균 수준이지만, 지적 호기심이나 활동은 매우 약하고, 관심사도 적으며, 심미적이거나 문화적인 취향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부시 대통령의 낮은 `경험 수용도'와 관계있는 게 아니냐고 그는 추론한다. 부시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인맥을 가진 명문가문 출신이면서도 취미라고는 달리기, 낚시, 야구가 고작인 데 비해, 단체 조직 작업과 조직 구성 일에는 집요한 관심을 기울인다고 전기작가들은 전한다. 사이먼턴 교수는 특히 "부시 대통령은 사안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이를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통합시키는 능력인 통합적 복합성(integrative complexity)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일이 어렵다"며 "부시 대통령이 진지한 토론을 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당신 말을 알겠다'고하지만 실제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UPI = 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