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안전을 위해 모두 소각하겠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니 그냥 팔겠다." 대상CJ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종합조미료 판매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후 대상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제품을 전량 폐기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CJ는 종전대로 판매키로 했다. 원료가 같은 제품을 놓고 두 회사가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소비자들만 혼란을 겪게 됐다. ◆대상=대상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감치미와 돈부리,보크라이스 제품을 전량 회수해 16일 소각한다. 지난해 12월29일 관련 제품을 자진 회수한 이후 두 번째 조치다. 대상이 폐기할 물량은 제품과 원부자재 6백여t,금액으론 40억원에 달한다. 대상은 수도권 물량의 경우 경기 양지물류센터에서 태워 없애기로 했다. 대상 관계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이 커져 손해를 무릅쓰고 리콜에 나섰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조미료에 대해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품을 폐기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상은 정부가 안전하다고 발표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다음주부터는 호주산 쇠고기를 넣어 만든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CJ=CJ는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만큼 제품을 회수하거나 폐기처분하지 않고 종전대로 판매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할 당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인증을 받았다"며 "이런 제품을 무조건 회수해 폐기하면 소비자 불신만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CJ측은 대상의 종합조미료 폐기처분에 대해 1위 업체인 CJ를 압박해 점유율을 올리려는 '속보이는 홍보전략' 아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상측도 밝혔듯이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소비자에게 그릇된 인식을 주는 마케팅은 자칫 업계 전반을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상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연간 매출이 2백억원에 불과하지만 CJ는 1천8백억원에 이른다"며 "작은 회사가 큰 회사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정략이 숨어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 등을 사용하는 조미료시장은 CJ의 다시다가 80%,대상의 감치미 등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