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예년보다 낮춰잡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등 6개 시중은행과 농협은 올해 가계대출을 평균 8.8%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작년의 10.4% 성장보다 1.6%포인트 낮춘 목표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 연말 가계대출 잔액을 29조2천억원으로 작년말보다 약 7.3% 늘려 잡았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19.1%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내실경영에 역점을 두고 가계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81조1천억원대의 가계대출을 내준 국민은행도 올해 성장목표를 작년(9.2%)보다 낮춘 7%대로 잡았다. 지난 2002년엔 가계대출을 23.5% 늘렸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를 작년보다 10% 확대한 19조8천억원으로 세웠다. 전년의 11.8% 성장보다 1.8%포인트 낮춘 목표다. 조흥은행의 경우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3.96%만 확대키로 했다. 작년 가계대출을 15% 늘린 외환은행은 올해 10%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과 농협은 다른 은행에 비해 올해 공격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말까지 29조1천억원의 가계대출 실적을 올려 작년 말보다 12.75% 확대키로 했다. 농협은 23조3천억원에서 26조6천억원으로 14.2% 늘릴 방침이다. 한편 올해 경영전략에 따라 당기순이익 목표도 은행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실경영'을 선언한 우리은행은 올해 8천억원이상 순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작년 1조3천억원 이상 순익을 냈지만 올해 급격한 경기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작년보다 38.5% 낮춰 잡았다. 작년 5천억원 이상 순익을 올린 하나은행은 올해 8천억∼9천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보다 60∼80% 늘어난 수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와 가계부실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작년보다 약 55% 늘어난 7천억원을, 조흥은행은 2천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두 은행의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1조원의 순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