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펀드' 후유증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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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시행되는 자산운용업법에 대한 관계당국의 늑장 조치로 투신권이 임시방편으로 만들었던 1천∼1만원짜리 공(空)펀드에 대한 '후유증'이 속출하고 있다.
펀드수익률 왜곡현상 등으로 펀드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들은 작년 말부터 이달 초까지 4천6백여개의 신규 소액펀드를 설정했지만 금융감독원 지시로 이중 반절 가량을 해지하고 2천5백여개가 최종 설정됐다.
당초 올 1월부터 새로운 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이 늦게 마련되는 바람에 신규펀드 설정이 불가능해지자 투신사들은 과거법에 의거,소액 펀드를 만들어낸 것.이들 펀드는 추가설정 방식으로 실제 고객자금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공펀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공펀드의 대거 출현에 따른 후유증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실제수익률이 벤치마크 수익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펀드수익률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벤치마크 수익률은 펀드설정 시점부터 계산되지만 실제 수익률은 공펀드에 돈이 유입된 이후부터 산출되기 때문이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들어 주식형 공펀드에 돈이 들어와 운용에 들어갔는데 올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실제수익률이 벤치마크보다 1.5%포인트 낮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펀드 통계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말 6천8백5개였던 국내 펀드수는 작년 말 7천개 안팎에 이를 것이란 예상을 깨고 9천75개에 달했다.
새법 시행령이 확정되게 되면 이들 공펀드 중 상당부분은 해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