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한국 정치에서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경제규제 권한 때문"이라며 "돈을 받는 정치인과 돈을 주는 기업인은 결국 정부의 경제규제 권한 아래서 움직이는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5일 한경연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정치자금 문제, 이렇게 풀자'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좌 원장은 "정치인이 불법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권력을 잡으면 정부의 막강한 규제권한을 이용해 기업의 생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며 기업들은 역시 정부의 막강한 힘을 알기 때문에 보험에 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경제규제 권한은 부처님의 손바닥이고 정치인과 기업인은 그 안에서 노는 손오공에 해당한다"며 "정부의 과도한 규제권한이 상존하는 한 정치개혁만으로 정경유착이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