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구사례로 떠오른 한국이 진정한 '성공사례 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세계적인 경영컬설팅 그룹인 맥킨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및 금융개혁에 대해 내놓은 평가다. 한국의 금융 구조조정은 인상적인 성과를 올렸지만 이를 유지ㆍ확대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맥킨지 금융팀은 신간 '맥킨지 금융보고서-수익성 중심의 사고'(안진환 외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원)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책은 98년에 나온 '맥킨지 금융보고서:기득권의 종말'의 제2판. 그 간의 금융개혁 성과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 규모, 새로운 경쟁 상황과 규제 변화, 고객 분석 및 연구 결과 등을 고려해 아시아 각국 금융시장의 현황과 향후 10여년간의 전망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아시아는 분명 엄청난 성장기회를 안고 있지만 불확실성도 높다"며 "수익성 중심의 사고방식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한국에 대해서는 은행이 자본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정부는 부실채권이 또 다시 폭증할 가능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제조업체의 30% 가량이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를 갚기도 어렵기 때문에 신속하게 신규 자금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투자신탁사의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생존이 불가능한 신용카드사들이 법인 또는 자산포트폴리오 형태로 신속히 매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현재의 신용경색이 더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소형 카드사는 자산포트폴리오 형태로, 대형 카드사는 법인형태로 매각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아울러 정부 소유 은행의 민간 매각과 노동시장 유연화, 은행의 성과 중심 문화 구축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공서열에 입각한 승진제도를 없애고 리스크 관리, 고객관리, 상품 개발 등 전문 업무에 따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맥킨지 금융팀은 또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신용카드, 장기주택대출, 신용 저등급자에 대한 대출 등을 꼽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