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영컨설턴트 로버트 레버링이 미국기업의 종업원들에게 가장 일하고 싶은 1백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레버링 신뢰지수'는 평균 65로 산출됐다. 직원들의 3분의 2가 자신이 일하는 기업에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음을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1백대 기업에 속하지 못한 기업들의 신뢰지수는 20∼50 사이였다고 한다. 이처럼 '신뢰'는 현대 기업경영의 핵심 개념이며 도구다. 독일의 경영전문가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가 쓴 '위대한 기업의 조건'(배진아 옮김,더난출판, 1만5천원)은 신뢰의 경제적 효용과 신뢰 구축의 현실적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간의 신뢰가 기업경영의 성공을 좌우하는 절대적 요소"라고 설명한다. 신뢰는 불신과 통제, 저항이 악순환되는 기업조직을 유연하게 해주며 변화와 혁신에 따르는 혼란과 저항도 줄여준다. 또 신뢰가 구축된 기업은 시장대응력이 높고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차별화가 힘들 때 확실한 구매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기업에서의 신뢰는 맹목적인게 아니라 위험요소를 예견하고 이로 인한 결과까지 예상하는 '계산된 신뢰'여야 하며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원칙들을 지켜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신뢰는 구걸할수록 멀어진다 △일관성있게 행동하라 △결정적인 영향력을 훼손하지 마라 등이 그런 원칙들. 저자는 감정적인 신뢰를 계산된 신뢰로 전환해 기업경영의 도구로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