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간질에 전기자극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성모병원 간질클리닉 손영민 교수(신경과)와 최창락 교수, 이경진 교수(신경외과)팀은 지난 2002년 10월 간질 발작 증상이 심한 송모씨(24ㆍ여)의 뇌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는 뇌 전기자극술(심부 뇌자극술)을 시행,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16일 밝혔다. 간질은 뇌 조직의 비정상적 전기파 때문에 발생하는 경련성 발작으로 국내에서는 40만~5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만~5만명은 약물이나 수술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난치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 교수팀은 "이번 수술법이 환자의 머리를 열지 않고 대뇌에 전극을 삽입, 미세한 전기를 흘려 신경세포를 자극함으로써 발작증상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미 파킨슨병에 적용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송씨의 경우 이 수술법으로 치료한 뒤 1년 2개월여를 관찰한 결과 경련의 빈도가 85% 가량 줄고, 항경련 약 복용량도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인지기능과 운동능력이 향상돼 집 밖에서 취미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손 교수는 "이 수술법은 이미 선진국에서 4~5년 전부터 시행돼 왔지만 동양에서는 이번 시술보고가 처음"이라며 "난치성 간질을 치료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