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내놓은 '신행정수도특별법 시행령안'은 신행정수도 주변의 부동산투기와 난개발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오는 4월 특별법과 시행령이 발효돼 신행정수도 이전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극심한 부동산 투기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입지선정 전후로 단계별 투기 억제책을 시행한다는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행정수도 이전 사업 추진 단계별로 <>후보지 공개 전 <>후보지 공개 후 <>입지확정 후 등 3단계로 나눠 대책이 마련됐다.



◆ 후보지 공개 전


우선 후보지 공개 전에는 부동산 동향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해 땅값 급등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 등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거론돼 온 지역 가운데 대전 청주 천안 공주 아산 논산 청원 등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이미 지정돼 있는 상태다.


또 아산, 논산(계룡시 포함)시와 연기군의 경우 이미 토지투기지역 지정 요건을 갖추고 있어 이달 말 열리는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 후보지 공개 후


복수 후보지가 공개되는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는 후보지와 주변지역의 개발행위 및 건축허가 등이 제한된다.


이를 위해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 투기우려지역으로 지정하는 곳에서는 도시지역 밖의 농지 및 임야 2백㎡(60평) 이상을 매입할 경우 시ㆍ군ㆍ구청의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행 허가대상 면적은 농지 1천㎡(3백평), 임야 2천㎡(6백평) 이상이다.


따라서 규제 범위가 도시지역 내 녹지 수준으로 대폭 강화되는 셈이다.


비도시지역의 농지ㆍ임야는 허가면적이 상대적으로 크고 땅값이 싸 토지분할 등의 편법을 통한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최종 입지 확정 후


신행정수도 최종 입지가 결정되면 예정지역은 올해 1월1일(당초 계획은 2003년 1월1일) 기준 공시지가로 국가가 전면 매수하고, 예정지의 반경 4∼5㎞에 이르는 '주변지역'은 최장 12년까지 시가화조정구역 수준으로 토지이용 및 건축행위가 제한된다.


이렇게 되면 주변지역에는 △농어업용 건물이나 시설 △공익ㆍ공공시설 등 주민편의생활시설 △벌채, 조림, 토석채취 등을 제외한 어떤 건축행위도 금지된다.


신행정수도의 입지가 연내 확정되고 주민 입주와 주요 국가기관 이전이 시작되는 시기가 오는 2012년으로 예정돼 있어 이 기간 동안 주변지역의 난개발을 막기 위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게 지원단의 설명이다.


다만 민원해소를 위해 주변지역 내 취락지구에 대해서는 건폐율을 완화하고 생활편익시설ㆍ소득증대사업ㆍ복지증진사업에 필요한 재원중 70% 범위 안에서 특별회계로 지원할 계획이다.



◆ 입지선정 앞당겨 질 수도


정부는 다음달 중 신행정수도 입지선정 기준에 대한 정부안을 확정한 뒤 상반기 중 복수 후보지를 선정해 오는 7월께 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결과도 함께 공개된다.


이어 후보군에 대한 평가결과에 대해 전국 순회 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와 관계부처 협의, 추진위 심의, 대통령 승인을 거쳐 연말께 입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입지선정 시기가 예상 외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장은 "평가 결과 1위 후보지와 다른 후보지의 점수차가 확연하게 벌어질 경우 입지선정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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