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권력투쟁 희생양 '다이몬' 화려한 윌街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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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체이스와 뱅크원의 합병이 14일 발표되자 제임스 다이몬 뱅크원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의 '월가 복귀'가 합병소식 못지않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98년 씨티그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축출돼 뱅크원의 본거지인 시카고로 밀려난 그가 이번 통합으로 다시 월가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는 연내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장겸 최고영업책임자(COO)를 맡게 되며, 오는 2006년에는 윌리엄 해리슨 현 JP모건체이스 회장으로부터 CEO직을 물려 받을 예정이다.
올해 47세인 다이몬 CEO는 지난 83년 샌포드 웨일 씨티그룹회장의 개인비서로 채용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98년 트래블러스 그룹과 씨티코프의 통합작업을 공동 주도했고 웨일 회장이 씨티그룹의 CEO가 됐을 때 모두들 다이몬을 그의 후계자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웨일 회장이 씨티그룹의 권력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에서 잦은 의견충돌이 발생, 결국 다이몬은 씨티그룹을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다이몬과 웨일 회장은 둘다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높이고 인수합병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명성을 얻고 있다.
다이몬의 경우 지난 2000년 뱅크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7천여명의 해고, 배당금 삭감, 수십억달러의 부실채권 정리 등을 통해 흑자로 반전시켜 놓았다.
월가에서는 JP모건체이스가 뱅크원에 지불한 금액은 다이몬을 영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두 은행의 합병이 완료되면 JP모건체이스는 총자산 1조1천억달러로 1위인 씨티그룹(1조2천80억달러)을 바짝 뒤쫓게 된다.
돌아온 다이몬이 미 금융계 1위 자리를 놓고 웨일 회장과 벌일 한판 승부에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