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NDF(차액결제선물환) 제한조치를 단행한 이튿날인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이번 조치가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를 놓고 갖가지 분석과 전망이 쏟아졌다. 딜러들을 짓눌러온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한 불안감도 한층 증폭됐다. "여러가지 변수를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합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재경부의 환율방어 의지가 전례없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는 것 뿐이죠."(미국계 은행 딜러) 예기치 못한 정부 조치로 실제 외환시장의 거래는 소극적이었다.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환율방향을 위쪽으로만 '베팅'하기엔 주변 여건(달러 약세,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이 여의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내내 1∼2원가량 오른 1천1백80원대 후반에서 맴돌다 막판 소폭 하락했다. 국내 선물회사 관계자는 "외환시장에 막연한 불안감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며 "기업들의 실수요 위주 거래만 이뤄질 뿐 적극적인 매매는 눈에 띄지 않았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역외 NDF시장에서도 특별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국내 은행 딜러는 "어제(15일) 조치로 역외에서 손실만회용 달러 선물환 매수세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직은 잠잠하다"고 말했다. 재경부의 추가 조치가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딜러들도 많았다. 재경부의 의도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또 다른 '무리수'가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전날 발표된 NDF 제한조치만으로는 외국인의 투기적 거래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추가 조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와 관심을 끌었다. 정부의 강력한 개입의지로 인해 당분간 원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의 투기적 매수세가 잦아들지 않겠느냐는 해석.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패턴을 감안할 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아시아 증시전체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에 국내에 유입되는 주식자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에 NDF '매입' 주문을 내는 것은 재경부도 허용하고 있어 환리스크를 헤지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