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환(換)투기 차단 등 초강경 조치를 내놓았지만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금액은 1천1백억원대로 전날보다 1천억원 가량 줄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정부가 국내금융회사들의 NDF(차액결제선물환) 매입한도를 제한한 것에 대해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정부 의도대로 원화의 평가절하(달러 강세)가 지속될수록 외국인들은 그만큼 국내 주식을 헐값에 살 수 있는 매력이 남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환차익(환율하락에 따른 이익)을 겨냥해 주식매입에 나섰던 이른바 매크로헤지(macro hedge) 펀드들도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말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한국정부의 환율안정 정책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엔디시에는 이날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필요한 환율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환율방어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엔디시에는 "미국 정부의 달러약세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환율방어에 나서지 않을 경우 원화가치 상승은 필연적이며 이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수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원화의 평가절상은 평상시보다 실물경제에 훨씬 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정부의 환율방어 정책은 긍정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