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15
수정2006.04.01 22:16
소비문화가 기능보다는 '기호'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감성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창업시장의 추세도 마찬가지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창업 아이템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이른바 '감성비즈니스'라 부른다.
감성비즈니스의 대상 소비자들은 상품의 질이나 필요성보다는 상품에 담긴 이미지에 자극받는 경향이 있다.
향기요법(아로마테라피)을 가미한 '아로마보디용품 전문점'과 여성을 키워드로 부각시킨 '여성우대 맥주전문점'이 대표적인 감성비즈니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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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역세권에 위치한 여성우대 맥주전문점 '큐즈'.
이 점포는 점주가 두명이다.
아버지 윤석호씨(60)는 맥주전문점을 차리는데 필요한 일체의 자금을 지원했다.
큰아들 윤지원씨(28)는 건설중장비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모든 점포경영을 책임진다.
뿐만 아니다.
매장매니저는 둘째 딸 지현씨(26).
막내아들 성준씨(24)는 주방장으로 일한다.
큐즈 화정점은 이른바 '가족사업'으로 꾸려지고 있는 셈이다.
아버지 윤씨는 오래전부터 이같은 '가족사업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지난해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던 건물의 3층 50평을 6억원에 분양받으면서 이런 구상을 구체화했다.
사업 아이템을 정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열었다.
결국 맥주전문점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화정역세권은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만 3개가 있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넘치는 황금상권.
맥주를 파는 술집만 어림잡아 1백개가 넘는다.
뭔가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좀처럼 성공할수 없다는 얘기다.
큰아들 지원씨는 서울과 고양 일대를 돌며 이른바 사업 아이템 찾기에 몰두했다.
우연한 기회에 여성우대 맥주전문점인 큐즈를 알게 됐다.
서울 화곡동에 있는 큐즈 시범점포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손님을 가장해 음식도 시식하고 술도 먹으면서 점포 분위기를 살폈다.
이후 다섯번을 더 방문했다.
갈때마다 손님이 넘쳤다.
지원씨는 큐즈의 창업에 앞서 각자 역할부터 정했다.
가족 창업이 장점도 있지만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등 단점도 많기 때문이다.
점포 경영은 큰아들인 자신이 책임지기로 했다.
둘째는 홀 매니저,막내는 주방장을 맡기고 큐즈 본사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원씨 스스로 솔선수범하면서 한달이상을 거울 보며 웃는 연습을 병행했다.
지난해 9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에 착수했다.
창업에 필요한 경비를 세밀하게 따져보니 총 1억3천만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아버지 명의로 된 점포는 4개월이후 월 4백만원씩 월세를 내기로 합의했다.
창업경비도 2년내 모두 갚기로 하고 아버지께 빌렸다.
지난해 10월초 드디어 점포 문을 열었다.
개점행사는 주위의 이목을 끌 정도로 다소 떠들썩하게 했다.
전단지를 통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점포내에 설치된 스노바 등 차별화되고 고급스런 점포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여성 '주당'들을 타깃으로한 마케팅이 먹혀들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남성고객들이 몰려왔다.
개점 첫달 2천1백만원이던 매출은 다음달 2천6백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은 송년모임 특수에 힘입어 매출이 3천만원대를 돌파했다.
마진율은 60%이상.
임대비가 따로 들지 않고 아르바이트생(2명)을 제외하고는 따로 인건비도 없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순이익은 1천만원을 웃돌았다.
지원씨는 "투자비에 비해 매출이나 순이익이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겨울을 지내고 봄부터는 매출이 4천만원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큐즈 화정점 (031)974-0087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