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술시장을 선점하자.'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 미술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화랑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오는 4월25일 개막되는 '제1회 베이징 국제화랑박람회'에는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동산방화랑 예화랑 표화랑 조선화랑 금산갤러리 갤러리아트사이드와 부산 공간화랑,대구 우봉미술관,대전 오원화랑 등 21개에 달하는 화랑들이 참여키로 확정됐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아트페어'에 국내 11개 화랑이 참가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 베이징 국제화랑박람회에 진출하는 국내 화랑 수는 부스를 신청한 40여개 외국화랑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아트페어에 한국화랑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국제화랑박람회는 화랑 등 민간에서 주관하는 상하이 아트페어와 달리 중국 문화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행사다. 국내 화랑들이 이처럼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은 중국 미술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베이징 국제화랑박람회의 상임조직위원으로 활동 중인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2만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하이와 베이징의 현대미술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한국미술을 대하는 현지 컬렉터들의 정서가 우리와 맞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미술시장의 이러한 잠재력으로 인해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인 바젤아트페어조직위원회는 상하이에 국제아트페어를 창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시장 진출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중국에서 미술품을 판매할 경우 관세와 부가세를 포함해 판매가의 33%를 세금으로 물어야 하는 실정이다. 중국정부는 세금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세금 감면이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의 현대미술이 우리나라의 1970년대 수준으로 이제 눈을 뜨는 '태동 단계'인 것도 걸림돌이다. 한 화랑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 현대미술품을 구매할 정도로 여건이 조성됐다고 보기 이르다"며 "국내 미술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돌파구로 중국에 몰려가는 것은 리스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