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교육은 완전히 잘못돼 있다. 학교를 제대로 운영해 대학 교육의 이정표를 세우겠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력 양성을 내세우며 '학원 원장'이 대학을 설립했다. 올해 문을 여는 파주 웅지세무대학 설립자인 송상엽 웅지경영아카데미 원장(40)이 그 주인공이다. 웅지세무대학은 2년제 전문대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세무직 공무원이 되기 위한 '기숙형 학원'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전임교수 전원은 세무회계학원 업계에서 '잘나가는' 강사들이다. 교양교육은 영어 경영수학 등 최소화하고 1학기에 기초를 쌓은 뒤 성적별로 반을 편성, 2학기부터는 회계사반 세무사반 공무원반 등에서 시험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송 원장은 그야말로 잘나가는 학원 원장이다. 지난 94년 세무회계학원을 열어 떼돈을 번 그가 왜 학원에서 번 1백80억원 전부를 투입, 대학을 세웠을까. 명문 Y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회계사 자격증 따는데 필요한 것은 모두 학원에서 배웠다"며 "교수보다 훨씬 잘 가르쳐주는 학원 강사에게 존경심을 갖게 돼 이렇게 학원계에 뛰어들었고 성공했다"고 밝혔다. 송 원장은 "왜 명문대 경영학과에서 비싼 등록금 내며 4년간 배운 학생이 학원에 비싼 돈을 내고 또 배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 대학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송씨의 의도가 알려지면서 64명을 뽑은 수시모집에서는 절반 정도가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으로 채워졌다. 정시모집은 이달 말께 마감되지만 경쟁률이 벌써 4 대 1에 육박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