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설은 역시 설이다. 백화점 할인점 매장이 제수용품이나 설선물을 사려는 고객들로 제법 북적대고 있다. 연초 세일 초반까지만 해도 매출이 작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으나 지난주 설상품 판매가 시작되면서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 설 매출만 놓고 보면 작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설 경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낫다고 유통업계 얘기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설 선물이 본격적으로 매장에 깔리기 시작한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선물 매출이 작년 설 대목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었다. 갈비·정육을 제외한 전 품목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견과류(1백43%)와 옥돔(1백6%) 굴비(74%) 등 수산물 매출이 많이 늘었다. 반면 정육세트 매출은 45%나 급감했다.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도 설 선물 매출이 각각 16%,1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12∼17일 선물 매출 증가율은 생선류 95%,견과류 70%,한과 32%,청과 30%로 집계됐다. 신세계에서는 배 사과 등 청과 선물이 지난해보다 38% 더 팔렸다. 굴비 갈치 등 선어세트는 37% 늘어났다. 반면 갈비 매출은 20% 정도 줄었다. 할인점의 설 매출도 상승세다.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 매출(12∼15일)은 46개 기존점 기준으로 33% 늘어났다. 수산물이 가장 많이 늘었다. 홈플러스도 11∼17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41%나 급등했다. 한우 매출이 50%나 빠졌지만 수산물이 48% 늘어 이를 만회했고 주류 과일 가공식품 등도 5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설 선물 매출(12∼15일)이 18% 증가했다. 잣·호두(2백95%) 선어(2백54%) 사과·배 혼합세트(1백60%)가 많이 나갔다. 반면 호주산 수입육과 한우갈비 매출은 각각 81%와 53% 줄었다. 설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게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된 주요 백화점 정기 세일 매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