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는 한때 아시아의 '4마리 용(Four Dragons)'으로 불렸다. 비약적인 경제발전이 마치 용틀임을 하며 승천하는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970년대 전반 OECD는 신흥공업국(NICs)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으며 이후 1988년에는 신흥공업경제국가(NIEs)로 고쳐 사용했다. 80년대 말에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한국과 대만 등을 추격하게 되자 이들 국가를 '준(準)NICs'로 불렀으며 당사국들은 '동태적 아시아경제(DAEs)'라는 이름을 선호했다. 올 들어서는 브릭스(BRICs)라는 말이 세계경제의 전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Dreaming with BRICs)에 처음 등장한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4개국 영문표기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이는 곧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강국을 뜻하는데 앞으로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선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견해에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벌써부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응하는 세력으로 브릭스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높고 해외 투자가 밀려들고 있어서다. 이들 국가의 잠재력은 세계인구의 40%가 넘는 인구와 세계면적의 30%에 육박하는 데서 그대로 드러난다. 자원 또한 엄청나다. 그래서 장래의 멋진 신세계는 이들 나라의 몫이라는 성급한 기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브릭스의 성장세가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상품의 수출이 크게 늘고 투자 또한 활발해지면서 '브릭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브릭스는 기회의 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기가 될 것이라는 염려도 없지 않다. 대규모 내수시장을 가진 브릭스가 고도 성장을 하면 당장은 수출이 급증하겠지만,또 다른 측면에서는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져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빼앗길 개연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위기를 배제하면서 기회를 십분 활용하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