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과학기술 아는 국회의원 뽑자..최영환 과학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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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국회의원 총선이 4월로 다가오고 있다.
정치권의 '물갈이'와 '인적쇄신론'이 시끄러운 가운데 의원들의 불출마선언이 줄을 잇는가 하면, 새로운 정치지망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지난번의 '낙선운동'에 이어 이번에는 '당선운동'을 펴겠다고 예고하고,한 여성네트워크는 '100인 여성 국회보내기운동'을 전개한다고 한다.
아울러 각 직능단체들은 제각기 자기분야의 인물들이 국회로 많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면서 이번 총선이야말로 새로운 인물,새로운 정치주체를 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염증이 대단하고, 새인물 새정치에 대한 기대와 갈망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각 정당들은 당선가능성 있는 인물들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시대에 걸맞은 기준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밟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어쩐지 밝은 기대보다 어두운 걱정이 앞선다.
그 주된 이유는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정당 공천을 희망하는 출마예상자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 대부분이 직업적인 '정치꾼'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그들 중에 단순한 입신양명이나 지역적 이기주의를 벗어나 진정한 국가이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열정과 역량을 가진 분이 과연 얼마나 될지 알 수가 없다.
문제의 핵심은 새 인물 새 정치주체의 선정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있다.우선 흔히 이야기하듯,도덕성 전문성 개혁성 등을 그 주요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동안 부패와 비리에 얼룩진 수많은 정치인들을 보아온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덕성'은 필수 기본 전제다.공부하지 않고 전문성 없는 선량들이 시대에 맞는 정책개발을 제대로 못해왔던 안타까움을 생각하면 '전문성'은 중요기준임에 틀림없다.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집단을 생각하면 '개혁성'은 분명 강력한 기준이 돼야 한다. 다만 '개혁'의 참된 의미가 문제다.
단순히 '진보성' 여부가 개혁이란 이름으로 포장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새인물 새정치주체의 주된 기준은 '개혁'으로 하되 그 핵심내용은 이노베이션이어야 한다.
이 이노베이션은 좁은 개념의 전통적인 기술혁신에 더하여 교육문제를 비롯한 관련 시스템과 사회적 혁신을 포괄한 총체적 이노베이션을 의미한다.
그 근저에는 과학기술이라는 원천적 인자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망각되거나 경시돼선 안된다.
흔히 말하는 IT,BT,NT 등으로 상징되는 첨단기술들의 육성과 융합을 기반으로 한 총체적 이노베이션만이 급변하는 21세기 속에서 우리의 미래성장과 번영, 그리고 '생활의 질' 향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오는 4·15 총선을 통해 국회로 보내야할 새로운 정치주역은 과학기술에 바탕한 총체적 이노베이션의 추진세력이 돼야 한다.
물론 이공계 출신이 그 우선적 대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이공계를 전공했다거나 과학기술인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 여건에 제약이 있다면 전공에 상관없이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총체적 이노베이션을 정확히 이해하고 열정껏 추진해 갈 수 있는 인사라면 될 것이다.
위와 같은 대전제아래 먼저 각 정당 대표자들에게 제의하고 싶은 것은 총체적 이노베이션을 소속정당의 으뜸가는 정강 정책의 하나로 채택하고 표방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인물 영입이나 공천심사위원회의 구성,그리고 공천심사과정에서 현실적인 당선가능성과 더불어 그러한 정강정책을 철저히 적용하는 것이 진정 애국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정치의 총본산인 국회의 각종 입법활동을 비롯 예산안의 심의, 행정부의 감시와 독려,그리고 정책개발 등의 과정에서 이공계 출신을 비롯한 미래지향적인 이노베이션 세력이 힘찬 주역을 담당할 수 있을 때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의 국운은 승승장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