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생활가전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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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vs.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새삼스럽게 재계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기인사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생활가전부문의 총괄도 겸임하게 되면서 '가전부문의 달인'이라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과 양사 최고경영자(CEO)간 정면대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해외 최대 승부처인 중국시장에서도 양사의 사령탑이 전면 교체돼 자존심 싸움은 해외로도 번질 조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생활가전 총괄직을 윤 부회장이 겸직토록 했다.
윤 부회장은 사실상 현재의 삼성전자 가전사업을 키운 주인공.
1990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를 지냈고 97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후에도 2000년까지 생활가전 분야 총괄 책임을 맡았었다.
3년여 만에 다시 생활가전을 진두지휘하게 된 윤 부회장은 우선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저부가가치 사업을 정리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크게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또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연구소'를 중심으로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키로 했다.
홈네트워크 등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분야에서의 신사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LG전자의 수성 의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은 지난해 CEO에 오른 김쌍수 부회장이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평생 동안 각종 혁신전략으로 경쟁력을 다져온 분야로 LG전자가 국내 정상이라는 자부심을 지켜온 곳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김 부회장이 겸직하던 DA 사업본부장을 이영하 부사장에게 넘겼으나 DA 사업본부는 사실상 김 부회장의 절대적인 영향권에 놓인 직할체제나 다름없다.
결국 윤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두 회사의 CEO이자 생활가전 분야 수장으로 올해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나이는 윤 부회장이 44년생으로 김 부회장보다 한 살 많다.
윤 부회장이 합리적이고 포용력 있는 스타일인 반면 김 부회장은 강력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타입으로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사업에서도 격돌이 예상된다.
삼성의 경우 이형도 중국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이상현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이 대륙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초 중국에 부임한 이후 신규 유통을 개척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등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 작년 상반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광풍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의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LG전자도 10여년간 중국 사업을 맡아오던 노용악 부회장이 상임고문으로 물러나고 손진방 사장이 중국지주회사 사령탑에 올랐다.
손 사장은 지난 97년 LG전자 톈진법인장에 부임한 이후 법인의 매출을 매년 40% 이상씩 성장시켰다.
2001년 중국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중국정부로부터 외국 기업인 최초로 '중국 영주거류증'을 받기도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