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자동차생산설비 제조업체인 포리코리아. 이 회사는 설 연휴에 하루도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한다. 외국으로 선적해야 할 물량이 밀려있는 데다 바이어의 잇단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미국 다임러벤츠에 자동화조립라인을, 중국 서안자동차와 난창JIE에 검차설비를 각각 수출한다. 김종진 포리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외국기업들의 주문이 크게 늘어 수주액이 2천만달러를 넘어선 데다 현재 수주잔량만 8백50만달러에 달한다"며 "이중 상당량은 내달까지 선적해야 돼 생산이 밀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 동안 1백여명의 직원중 대부분이 출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설 연휴 기간 중 해외바이어들이 잇따라 방문해 수출 및 기술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일본 바이어 3명, 미국 바이어 1명이 이미 내한해 상담 중이고 오는 24일께는 이란 바이어가 들어올 예정이다. 산업단지공단 조사 결과 포리코리아처럼 설 연휴 동안 일감이 밀려 공장을 돌리는 중소기업이 1백1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중에서는 반도체 조선 철강 유화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중 설 연휴 가동업체는 전자 및 자동차부품업체, 반도체 및 LCD장비업체 등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시화ㆍ반월산업단지업체들이 많아 인쇄회로기판업체인 엑큐리스와 코리아써키트가 계속 조업할 계획이다. 또 아이엔텍 정아유압 창신프레스 동양고무공업 대성산소 광진화학 동서기공 인지컨트롤스 등도 공장을 가동한다. 대구ㆍ구미지역에선 신영공업 알티전자가, 대전에선 이씨테크 OFT 등이 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기 기판사업부 대전과 부산공장이 24시간 완전가동된다.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등 장치산업의 성격이 강한 전자업체들과 달리 조립라인을 갖춘 부품업체가 비수기인 겨울철 연휴 기간에 완전가동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기는 휴대폰용 다층회로 기판, 반도체 실장용 패키지(BGA) 등 모든 제품의 주문량이 폭주, 납기를 맞추기 위해 명절에도 공장을 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주호황으로 일감이 밀려있는 조선업계 역시 연휴를 반납한다. 현대중공업은 설 하루를 제외하고는 잔업과 특근을 할 계획이다. 이밖에 포스코의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4조3교대로 계속 가동되며 SK㈜, LG화학 등 석유화학업계 역시 설 연휴에도 4조3교대로 계속 조업한다. 삼성전자의 기흥, 천안, 온양 반도체와 LCD 라인은 4조3교대 근무에서 3조3교대로 조정, 24시간 근무할 예정이다. 이심기ㆍ문혜정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