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엄청난 양의 통발과 그물, 로프 등 어구(漁具)가 비닷속에 버려지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야기되는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이 이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생분해성 어구를 개발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일 동해안 대게잡이에 사용되는 자망을 생분해성 소재로 만드는데 성공, 시험조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새로 개발된 생분해성 자망은 평소에는 일반그물과 같은 성능을 가지면서도 바닷물 속에 유실되거나 버려질 경우 1~2년 뒤에는 완전히 분해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올 연말까지 시험조업을 통해 온도와 습도 등 환경변화에 따른 그물의 강도보완을 거쳐 내년 이후 어민들에게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수산과학원은 또 생분해성 통발도 개발을 마치고 이달말이나 2월초부터 시험조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산과학원은 저인망 등 끄는데 힘이 많이 들어 인장강도가 높아야 하는 타 어법(漁法)의 그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생분해성 소재를 개발중이며 3년내에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같은 생분해성 그물과 통발이 실용화되면 바닷속 폐어구로 인한 환경오염 및 어장 황폐화에 따른 손실과 수거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방치된 통발과 그물에 걸려 죽는 물고기가 연간 45억원 어치나 된다"며 "연간 140억원에 이르는 폐그물 수거비용과 어장정화 효과까지 감안하면 생분해성 어구의 가치는 천문학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만여척의 통발어선이 연간 4천만개 가량의 통발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3천200만개 정도가 바다에 버려져 방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3억개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폐그물과 로프 등은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 약 1천300t 가량이 연안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조사 해역을 포함하면 실제 방치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폐어구는 자연상태에서 분해되는데 500년이나 걸려 해양환경을 오염시키고 어장을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물고기들이 많이 걸려죽어 `물고기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