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의 후폭풍이 불어닥치며 국내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철강 석유화학 제품 등 중간재 가격이 일제히 인상됐고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자 등 주요 내구소비재는 물론 라면 두부 등 생필품까지 모든 제품 값이 인상 러시를 이루고 있다. 불황기의 물가 상승은 자칫 구매력 감소와 내수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옥수수 콩 원유 원목 천연고무 석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해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웬만한 원자재 가격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20~1백% 인상됐다. 여기에 정부의 인위적 고환율 유지정책이 맞물리면서 기업의 제조원가 상승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은 중간재 생산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철강 업체들은 조선 중공업 등 주요 수요처를 대상으로 후판 가격을 올린데 이어 최근 냉연 가격을 t당 5만원(10%) 인상했다. 국제 유가의 영향을 받아 국내 기름 값과 석유화학제품 가격도 속등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 기름 값은 15주째 속등, 경유는 사상 처음으로 ℓ당 9백원선을 돌파했다.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에틸렌글리콜(EG)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평균 20.7% 올랐다. 전자 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전자전문점과 할인점 등 유통 업체에 공급하는 가전제품 가격을 2~3% 인상했다. 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납품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 기아 GM대우 등 자동차 업체들은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새 연식 모델을 발표하면서 선택사양(옵션)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차량 값을 최고 12%나 올렸다. 라면 값도 인상됐으며 밀가루 대두 대두박 육류 등 거의 모든 식품류와 사료 가격 역시 조만간 일제히 인상될 전망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