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분야 문예진흥기금 편중지원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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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이 미술분야에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이 특정 성향의 단체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미술인들이 심의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문예진흥원은 올해 미술분야 1백75건에 15억원 규모(잠정)의 문예진흥기금을 지원키로 하는 내용의 심의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문예진흥원 홈페이지에는 "기금 지원이 현기영 원장과 관련된 민족·민중미술계열 단체에 지나치게 쏠렸다"는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가하는 작가 오상길씨는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등 민족·민중미술계열 단체를 비롯 미술인회의,대안공간 풀 등 진보성향의 단체,이들 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개인이 따낸 것만 50건이 넘는다고 문예진흥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반해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현대미술학회 한국미술사학회 한국근대미술사학회 등 주요 미술학회나 연구단체들의 지원 신청은 모두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미협의 경우 예년에 5백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무려 14배나 증가한 7천만원(민미협 관련 개인 신청 포함)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술인은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발간하는 계간지 '미술평단'이 10년 이상 문예진흥기금을 받아왔는 데도 이번에 탈락한 반면 민예총 속초지부가 추진하는 재중국동포 사진교류전에 1천만원을 지원키로 결정한 것은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상식밖의 심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많은 미술인들은 문예진흥원의 심사에 이처럼 '편중현상'이 발생한 것은 현 원장과 민족·민중계열 심사위원들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윤진섭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은 "이번 문예기금 심사 결과는 공공자금을 집행하는데 있어 지켜야 할 투명성 공정성 전문성을 무시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문예진흥원은 심의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