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빈(李漢彬)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8시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함경남도 함주 출생인 고인은 서울대 문리대,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재무부 예산국장 및 사무차관을 거쳐 아주공대 학장 시절인 1979년 12월 10·26사태 직후의 정치불안과 제2의 오일쇼크 등 최악의 상황에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임명됐다. 고인은 재임 중 환율개정 작업을 주도하고 시장현실화 정책 등의 획기적인 비상 조치를 단행,경제 안정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직후인 80년 5월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며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후 시민단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자유지성 300인회' 공동대표로 활약했고 공명선거를 위한 시민운동 등에도 앞장섰다. 1960년대 중반 귀국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창설을 주도하며 후학 양성에 열정을 쏟았다. 68년 한국미래학회를 창설한 후 70년 '21세기 한국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학계를 놀라게 했다. 96년 고인은 회고록 '일하며 생각하며'에서 "부총리 재직 당시 신군부에 맞서지 못한 것을 뉘우치며 공명선거 운동에 매진했다"고 술회했다. 유족은 부인 유정혜씨와 원식(삼성전자 전무) 선이씨(아주대 학생처장) 등 1남1녀,사위 안석모씨(감리교신학대 부교수) 등이 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발인 26일 오전 8시. 3410-6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