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가 인상으로 원ㆍ부자재 업체→1차 소재업체→2ㆍ3차 소재업체→완성품 조립업체→유통업체로 이어지는 생산ㆍ판매 흐름의 전 과정에서 연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격 논란으로 납품 중단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수급업체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 업계 곳곳 마찰 화섬업계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원자재값을 필요 이상으로 비싸게 받아 지난해 업계 전체로 2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민호 휴비스 사장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또 PX(파라자일렌) 등 원자재값을 10% 정도 인상하겠다고 했다"며 "계속해서 올릴 경우 공장을 세우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화업체는 대부분 국제가격에 연동해 등락이 결정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유화제품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도 냉연 후판 철근 등의 제품가격이 오르자 이를 받아 쓰는 조선 건설 자동차 가전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포스코가 1월 후판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하며 원자재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후판제품의 중국 수출가격이 국내 내수가격보다 t당 5만원 이상 높지만 국내 업체에 최우선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맞섰다. ◆ 납품 중단 사태도 일부에서는 가격 인상 문제로 납품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HSD엔진의 일부 협력업체들은 최근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최근 철강가격이 급등했음에도 HSD엔진측에서 오히려 전 품목 납품가 10% 인하를 요구해 더 이상 부품을 공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HSD엔진측도 "우리도 조선업체들의 납품가 인하 요구로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풀무원은 포장두부와 콩나물 등의 가격을 10% 이상 올리지 않으면 적자가 누적된다며 납품가 인상을 요구했으나 까르푸가 받아들이지 않아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풀무원측은 "콩값과 운송료가 크게 올라 납품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고 까르푸는 "인상 요인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할인점 속성상 대폭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고기완ㆍ정태웅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