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과정에서 풀린 돈을 흡수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행한 채권 이자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한은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잔액이 지난해 말 1백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환시장 안정용 원화국채 발행잔액도 이달 말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통안채 이자로만 5조원 지급 한국은행은 통안채 이자 지급액이 지난 한 해 4조9천6백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통안채 이자는 1999년 3조8천억원에서 2000년 4조6천6백억원, 2001년 4조8천7백억원 등으로 늘어나다 2002년엔 4조8천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뒤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콜금리가 사상 최저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작년 말 통안채 발행 잔액은 1백5조4천9백67억원으로 한 해 전인 2002년 말(84조3천억원)에 비해 21조2천억원(25.1%) 늘어났다. 2002년 중 증가액(5조2천억원)보다 4배가량 많은 규모다. ◆ 국채 이자부담도 급증 외환안정용 국채 발행도 크게 증가하면서 '환율 개입비용'부담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국채를 지난해 12조8천억원어치 순증 발행한데 이어 올해도 7조8천억원어치를 발행키로 했다. 이 중 1조원은 지난 14일 발행했고 26일 1조원어치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외환시장 안정용 원화국채 발행잔액은 30조6천4백99억원으로 늘어나 연 5%의 금리로 계산할 경우 연간 1조5천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달러당 원화 환율은 1천1백86원이었으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평균 환율을 1천1백10원, 금융연구원은 1천1백15∼1천1백25원, LG경제연구원은 1천1백45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