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수입차 대중화 시대를 겨냥,3천만원대의 중형 모델을 속속 출시하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중형차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메간(Megane),끌리오(Clio) 등 대중적인 자동차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특히 올해 신차발표 계획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고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 고객 취향에 맞는 르노차를 골라 수입,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메간은 2천cc급 중형차로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소형차인 끌리오는 지난해 46만대가 판매돼 유럽 시장의 3.2%를 차지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당초 올 상반기 중 3천5백cc급 대형차인 베라사티스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계획을 바꿔 메간 등 대중적인 차를 우선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메간의 경우 유럽 시장은 물론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법인을 설립,시장탐색을 끝낸 혼다는 어코드(Accord) 등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으로 라인업을 구축,오는 6월부터 본격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어코드 3.0과 2.4를 주축으로 시장진입 첫해인 올해 1천5백∼2천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서울과 부산 등 3곳의 딜러 선정을 마치고 고객서비스센터 설립 등 막바지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코리아는 당분간 렉서스 수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지만 포드 어코드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경우 대중성을 갖춘 모델을 수입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포드코리아는 내달 중 몬데오 2.5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엔트리 카(entry car)'모델의 라인업을 강화키로 했다. 이 차의 국내 판매가는 3천8백만원대로 정해졌으며 올해 5백대 가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엔트리카는 차를 처음 보유하게 되는 고객을 겨냥한 패밀리카. 폭스바겐의 뉴비틀이나 골프,다임러크라이슬러의 세브링(sebring)등도 엔트리카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수입차업체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국산 중형차와 배기량과 가격대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중저가형 모델의 판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백화점,패밀리 레스토랑 등 타깃 고객들의 왕래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시장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마케팅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중산층의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차별화된 삶을 즐기려는 자영업자나 전문직,프리랜서,고소득 여성들의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럭셔리카라는 기존의 수입차 이미지도 많이 약해지고 있어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입차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적은 신차를 국내에 들여올 경우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국내 차메이커들은 고급 사양을 장착,편의성을 높이고 품질이 우수한 대형차로 안방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