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미국 관계자들에게 자체 핵시설을 공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보여주면서 핵 억지력 보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으나 이러한 북한의 위협은 이미 10년전에 봤던 것과 같은 상투적인 전술이며 북한의 위협에 외교적으로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26일자 칼럼에서 주장했다. ASWJ는 북한이 북한을 방문한 미국 관계자들에게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 핵 억지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미국 관계자들은 귀국후 의회와 언론 등에 대해 북한에 대한 유화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만일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는 미국의 잘못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우리가 과거에도 이러한 `영화'를 봤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1993년에도 북한이 플루토늄으로 `스턴트' 묘기를 부리며 핵 기본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10년이 지난 지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방측으로부터 지원과 정통성 인정을 얻기 위해 옛날 영화를 되풀이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앞서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면 앞으로 새로 이뤄질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믿어야할 이유가 없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은 이미 한 번 상영된 영화와 같은 내용의 시나리오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위협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의 요구에 굴복한다는 것은 핵보유를 꾀하는 여타 국가들에게 끔찍한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10년전의 사례에서 보듯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시킬 수도 없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대량살상무기(WMD) 보유를 추구하는 불량국가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진실은 손쉬운 외교적 해결방안이란 없다는 점이며, 이들은 리비아의 경우처럼 WMD 보유야심을 버리고 체제를 완전 개방하거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처럼 권좌에서 쫓겨나는 길 밖에 없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