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jlee@pigeon.co.kr 새해 벽두부터 어느 방송사가 편성한 환경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린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훼손한 자연이 이제는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조류독감이나 광우병까지 발생해 유기농 야채가 각광받는가 하면 '웰빙(well-being)'이란 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명절 상품으로 웰빙 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제품들도 역시 웰빙 관련 상품이며 올 봄에는 대규모 웰빙 관련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환경오염과 복잡한 도시생활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웰빙을 한때의 잘나가는 시류쯤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열풍이 너무 거세고 다양하다. 웰빙족의 등장은 이제 우리 사회가 먹고 사는 것에서 한 단계 성숙된 삶의 의미를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만족스런 삶을 추구하려는 모든 이의 보편적인 소망에 웰빙이라는 문화코드가 단순하지만 나만의 행복을 꿈꾸는 대중들의 심리에 적중한 까닭이다. 내가 유아용 화장품을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품을 구상하며 난 마치 생명을 창조하는 사람이라도 된 양 마음이 설레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기 시작한 우리 손자녀석을 위해 가장 좋은 선물을 만들자는 일념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제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실험 대상은 애꿎은 손자녀석이었다.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야 자극이 없는지,보습효과는 얼마나 유지될지….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 그 연약한 피부에 물기가 마르기도 전에 갖가지 제품들이 덧입혀졌다. 유아용품은 민감한 아기 피부에 직접 스며들 1차적 산물인지라 아무런 첨가물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 강도 높은 테스트를 무사히 견디고 의젓하게 커가는 우리 손자에게 이 할애비의 웰빙 에너지는 바로 너라고 말해 줄 참이다. 올해 한가지쯤은 나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해 보자. 우리 몸 안의 행복을 향한 내적 요구를 받아들여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몸과 마음이 합치된 미를 추구하는 자세,바로 웰빙의 모습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