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경쟁 '불꽃' ‥ 은행 빅4 "시장 주도권 내손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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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뱅크(선도은행)를 향해 달려라.'
국민 신한+조흥 우리 하나 등 상위 4개 은행이 올해를 리딩 뱅크 레이스 원년으로 잡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외형상으로는 국민은행이 단연 1위.
하지만 외형만이 리딩 뱅크의 잣대는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리딩 뱅크가 되려면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변화를 선도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 환경변화에 적응하라 =4개 은행의 행장들은 올 경영 화두를 약속이라도 한듯 '내실'로 내걸었다.
가계부실, 북핵위기, 정치불안 등 위험요인이 산재한 만큼 섣부른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4개 은행이 총론에는 인식을 같이 했지만 각론마저 같은 건 아니다.
국민은행은 자산건전성 못지 않게 시장지배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철저한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실경영을 외치면서도 올해 총자산을 작년보다 9조원 가량 증가한 1백1조원 규모로 늘려잡는 등 양적 성장도 중요시 하고 있다.
◆ 시장을 선도하라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모바일 뱅킹을 둘러싼 경쟁이다.
국민은행이 LG텔레콤과 손잡고 모바일 뱅킹에 뛰어들자 나머지 3개 은행은 SK텔레콤과 제휴했다.
그렇지 않아도 압도적으로 덩치가 큰 국민은행에 모바일 뱅킹 시장의 주도권마저 넘겨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3개 은행이 견제에 나선 형국이다.
또 작년 11월에는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함으로써 수신경쟁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먼저 금리를 조정하고 나면 다른 은행들이 뒤를 따랐던 최근 수 년간의 '관행 아닌 관행'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 강점은 더욱 강하게 =4개 은행의 강점은 비교적 뚜렷하다.
국민은행은 2백30조원의 총자산을 바탕으로한 가격결정력이 주된 무기다.
국민은행은 이런 강점을 살려 금리 등 가격선도를 통한 적정 예대마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이 강점이다.
29개 기업집단중 14개 기업집단의 주채권은행일 정도로 기업금융에 관한한 독보적이다.
우리은행은 이런 강점을 살려 수익원의 다변화 및 고도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유연한 조직과 뛰어난 생산성을 자랑한다.
옛 단자사 시절부터 유지해온 고도의 생산성은 다른 은행보다 월등히 앞선다.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양적성장을 염두에 둘 수 있는 것도 이런 생산성 덕분이다.
신한은행은 깨끗한 이미지와 리스크관리가 월등하다.
여기에 탄탄한 영업기반을 가진 조흥은행과 2년후 합병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런 강점을 어떻게 살려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빨리 적응하느냐가 올해부터 벌어질 리딩 뱅크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