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항공ㆍ여행업계가 '제2의 사스'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겨울철 성수기를 맞은 항공·여행사들은 조류독감이 조기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못지않은 타격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지역에 조류독감이 확산되면서 이 지역을 여행하려던 관광객과 출장자들이 여행상품 및 항공기 예약을 잇달아 취소하기 시작했다. 대형 패키지여행업체인 L관광의 경우 이날 하루 동안 4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 회사 패키지팀장 P씨는 "2월 출발 예정자가 태국은 1천명선이 넘고 베트남도 수백명이나 되는데 오늘만 4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예약취소율이 30%선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J여행의 경우 지난 11일 베트남에서 조류독감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문의전화가 쇄도하기 시작, 동남아 패키지상품에 대한 예약률이 평소보다 30%나 줄어들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체들도 지난해 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여행사들의 단체좌석 예약 취소 사태가 발생하면서 초긴장 상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량 취소 사태는 아니지만 예약을 취소하거나 늦춰달라는 요구가 26일에만 몇 건 있었다"면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재일ㆍ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