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아시아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 등 관련 업계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옛 국립보건원)가 동남아지역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업계는 '제2의 사스 사태'가 오지나 않을까 전정긍긍하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에는 26일 오전부터 "여행을 가도 괜찮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일부 단체 여행객들이 항공기 좌석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 직격탄 맞는 여행업계


동남아발 조류독감 파장은 무엇보다 여행업체들에 치명타를 가할 조짐이다.


일부 여행사는 2월 출발 동남아지역 패키지여행 예약률이 평소에 비해 최고 40%나 떨어졌다.


이미 예약을 한 고객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반면 여행 문의 전화는 크게 줄었다.


대형 패키지여행 업체인 J여행은 지난 11일 베트남에서 조류독감 감염자가 사망하면서부터 여행 안전에 대한 문의 전화가 쇄도, 동남아 패키지상품 예약률이 지난주에 비해 30%나 줄었다.


중견 여행사인 C여행도 2월 동남아지역 예약분의 7%인 10여건이 취소됐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설연휴 직후여서 문의 전화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예약 문의가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조류독감 사태의 파장을 우려했다.


I여행사에도 태국 등지로 신혼여행 계획을 잡았던 고객들로부터 여행지 변경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동남아 패키지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L관광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예약 취소율이 30%선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초긴장 상태의 항공업계


국제유가 급등에 긴장하던 항공업계는 작년 사스에 이어 연초부터 조류독감 사태가 터지면서 경영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날 일부 단체여행객들이 좌석을 해약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자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 관계자는 "성수기에 조류독감이 더욱 확산되면 자칫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며 "사업부별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일ㆍ류시훈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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