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오디오 기기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떠오르기 시작한 MP3플레이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내려받아 재생해 주는 워크맨의 기능에서 막 벗어나는가 싶더니 이제는 오디오와 비디오를 통합하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로 발전하고 있다.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도 이런 추세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외 유명 업체들이 선보인 신제품들은 대용량화,이미징 기능 확대,무선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각종 부가 기능을 첨가하면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업계는 차량용 및 기타 휴대기기와의 네트워킹,디지털방송 수신기 기능 등이 가시화되면 향후 MP3플레이어가 궁극적으로는 종합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용량은'크게',디자인은'작게'=올해는 목걸이형 플래시 메모리 타입보다 용량이 많게는 수십배나 큰 하드디스크(HDD) 타입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아이팟(i-Pod)'은 최대 1만여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40GB(기가바이트) 대용량 제품을 시판했다. 그러나 두께가 1.6cm,무게는 1백50g에 불과해 디자인은 한결 슬림해졌다. 삼성 '옙(yepp)'은 1인치짜리 하드디스크를 이용한 20GB 30GB짜리 제품을 선보였고 레인콤의 '아이리버(iRiver)'도 40GB를 내놓았다. 하드디스크의 크기도 현재 보편적인 1.8인치에서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최근 도시바가 모바일 기기를 위해 개발한 0.8인치(지름 22mm) 초소형 하드디스크에는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뮤직비디오,동영상,사진까지 구현=MP3플레이어로 음악만 듣기는 지겹다(?). 컬러 액정과 전용 OS(운영체계)가 장착되면서 동영상은 물론 영화까지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멀티미디어 제품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레인콤과 삼성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제휴, 퍼스널 멀티미디어 센터(PMC)라는 운영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제품들을 연초 소개했다. 이와 함께 레인콤은 리눅스(Linux)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멀티플레이어(PMP-100) 시리즈도 함께 선보였다. PMC-100은 20GB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했고 3.5인치의 넓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를 채용해 TV와 연결하면 영화 감상도 가능하다. ◆각종 부가기능 한자리에 집약=넥스트웨이의 호스트 MP3플레이어는 새로운 저장매체로 사용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내장형 메모리 대신 휴대용 외부저장장치를 사용해 마치 플로피 디스크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것. USB 플래시메모리 스틱이나 휴대용 HDD를 이용해 메모리의 용량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단말기 자체의 가격도 크게 떨어뜨렸다. 파나소닉과 레인콤 등은 디지털 카메라를 부착한 MP3플레이어도 내놓아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삼성은 조깅이나 기타 스포츠를 즐기면서 자동으로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 주는 독특한 MP3플레이어를 개발했다. 음악 감상에 의료 기능을 첨가한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