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다리 밟기,달집태우기,강강술래" 듣기만 해도 정겨운 이 말들은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간 진행되던 우리 민족 최대의 축제 정월대보름때 행해지던 전통놀이다. 재액(災厄)은 멀리하고 한해의 풍요를 기원하던 우리 조상들의 세시풍속을 국립국악원이 2월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광장에서 재현해 보인다. 1부에서는 안동 '놋다리밟기'의 역사적 유래를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춤으로 풀어낸다. 연령과 신분에 상관없이 즐기는 부녀자들만의 놀이인 '놋다리밟기'는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풍속의 하나로 노래와 무용,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놀이다. 놋다리의 역할을 하는 수십명의 여자들이 허리를 굽힌 뒤 앞사람의 허리를 잡으면 그 위를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공주가 건너간다. 공주가 지나가면 뒤쪽의 사람들이 다시 앞쪽을 연결해 놋다리밟기가 이어진다. 놋다리밟기가 여자들만의 놀이라면 '다리밟기놀이'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집 근처의 다리로 나와 그 다리를 밟고 건넘으로써 한 해의 액을 막고 복을 불러들였던 놀이다. 서울에서는 광통교 수표교와 같은 큰 다리에서 이 놀이가 많이 행해졌다. 보통 마을 굿패들이 풍악을 울리고 무동춤을 추고 선소리 산타령도 함께 불렀다. 2부는 대금 연주자의 운치있는 대금독주곡 '청성곡'으로 시작된다. 이어 경기민요 명창들이 '달거리'등으로 흥을 돋운 후 가면극패가 등장한다. 이날 공연에는 통영오광대와 국악원 사물놀이단이 나와 풍물축원굿 등의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마지막 뒤풀이에서는 관객들과 단원들이 함께 예악당 광장에서 타오르는 대형 달집 주위를 돌며 강강술래로 한바탕 어울린다. 국악원은 이날 정초에 마시면 일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듣게 된다는 '귀밝이술 맛보기'행사도 마련해 관객 전원에게 시음용 술을 대접한다. (02)580-304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