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인물로 급부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를 잇달아 방문,'브릭스협력'시대를 여는가 하면,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돌며 '남-남경제협력'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평생을 노동운동에만 바쳐온 그가 불과 1년 사이에 개도국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우뚝 솟은 것이다.


현재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룰라 대통령은 25일 인도와 특혜무역협정(PTA)을 체결한 뒤 인도와 남아공 중국 등 주요 개도국들간의 전략적 동맹을 제안했다.


그의 남-남경제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를 수행한 셀수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브라질 남아공 인도는 비공식 블록을 이미 구성했다"며 "세계경제가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세계무역기구(WTO) 틀 안에서 국가간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조정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룰라 대통령은 이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세계적 지도자 중 한명이 됐다.


그는 이달 중순 미주정상회담에 앞서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무역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나서야 회담에 참석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자신의 최대 관심사인 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문제를 꺼내지도 못했다.


앞서 작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각료회담에서는 개도국 압력단체인 G22 결성을 주도해 미국 등 선진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데 일조를 했다.


이후 그는 한 달이 멀다하고 아프리카 중동 서남아시아 등 대륙을 넘나드는 외교력을 펼치며 남-남경제협력의 새로운 교역지도를 그리고 있다.


작년 11월 8일간 남아공 등 남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하며 남아공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간 무역협정체결을 논의했으며,12월에는 브라질 최고지도자로서는 1백33년 만에 처음으로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도 찾았다.


오는 5월에는 중국을 방문,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들과의 외교 및 경제협력 행보에 화룡점정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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