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에게 "포스코는 투자자들에게 단기적인 자본이득을 제공하기보다 10년간 대규모 장기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해외 최고경영자(CEO)포럼'에서 "포스코 경영의 최우선 순위는 투자"라며 "(투자를 하고) 남는 재원을 주주들에게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배당성향을 높이고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등 과거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제시해온 내용과 사뭇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취임 후 첫 해외 IR에 나선 이 회장은 "포스코는 앞으로 5년간 매년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제2창업에 버금가는 생산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매년 포스코가 벌어들이는 순익 규모를 능가하는 금액을 투자해 2013년까지 조강생산량을 현재의 1.5배 수준인 4천2백만t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06년까지 파이넥스 공법을 이용한 1백50만t 규모의 상용 플랜트를 국내에 건설하고 이후 중국과 동남아로도 확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 등 투자자들은 포스코의 내수가격이 국제시세보다 현저히 낮다면서 포스코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외면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현물가격의 흐름에 따라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뛰어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앞으로도 가격정책은 안정성에 중심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투자자를 상대로 포스코의 장기성장과 비전을 함께 고민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