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서귀포중앙교회는 매달 한 차례씩 주일 오후예배 대신 '동아리'성격의 클럽예배를 드린다. 이 때문에 교회에는 야구 축구 게이트볼 등 체육종목별 클럽은 물론 영화 종이접기 문화여행 주말농장 등 신자들의 취미에 따라 다양한 클럽들이 만들어져 있다. 이들 클럽에는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예배라기보다 친교모임에 가깝다. 영화클럽의 경우 종교영화는 물론 일반영화도 상영해 1백여명씩 모인다고 한다. 이처럼 각 종교시설의 사회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전국의 사찰 교회 성당 등 7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교문화공간의 사회적 활용방안'보고서에 따르면 공공문화시설이 대도시에 편중된 현실에서 지역간 문화향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교공간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종교시설에서 문화공연이나 전시,사회강좌,사회복지 프로그램 운영,각종 수련지도 등을 폭넓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11월 천주교 수원교구의 안양중앙성당과 신갈성당은 지하식당에 공연장을 마련,'세탁소 습격사건''TV동화,아름다운 세상'등 두 편의 연극을 공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산중 사찰에서 확산되고 있는 사찰음악회와 참선체험,템플스테이와 한문학당 등도 종교시설이 사회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다. 보고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단체들이 종교시설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해당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정부가 시설 개수 등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한 프로그램 및 전문인력 풀 구축과 순회지원단 운영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