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의 장기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대장주인 레인콤은 3.13% 하락하며 10만원 선이 무너졌고 거원시스템은 5.06%나 내렸다. 하나증권은 이날 MP3플레이어가 유망업종인 휴대폰 부품이 아닌 셋톱박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와 같은 높은 성장을 계속 이어갈 수 없어 '반짝' 실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은 이날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몇년간 꾸준한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같은 주장에 반박하고 나서 업황 전망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비관론=도철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MP3플레이어는 2006∼2007년 이후 성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시장 보급률은 8%대이지만 그 때쯤에는 포화단계인 7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올해부터 MP3음악 다운로드 사이트가 유료화되고 △MP3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등 영업환경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휴대폰 부품같은 고성장을 지속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도 연구원은 오히려 지난 2001년 최고조의 성장세를 보였다가 이후 정체국면에 접어든 셋톱박스 업종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업황 부진으로 이 부문 대표주였던 휴맥스 주가는 당시 6만원을 넘어섰던 것이 최근에는 1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하나증권은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이날 레인콤에 대해 적정가 11만9천원에 '시장수익률'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낙관론=그러나 오재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레인콤에 대해 목표가 13만원에 '매수'의견을 유지한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그는 아직 해외시장이 무궁무진해 성장률은 떨어지겠지만 2000년 중반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MP3폰의 등장은 저가 시장만 잠식할 뿐 레인콤 등 선발업체들의 주력인 다기능 고가품을 위협할 수 없으며 음악 다운로드 유료화 역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셋톱박스 동조화'에 대해서도 오 연구원은 "셋톱박스는 경기에 민감한 방송사업자가 주요 고객이지만 MP3플레이어는 1백% 개인 고객"이라며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신제품 등이 성공하면 추가적인 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준승 BNP파리바증권 연구원은 "MP3플레이어의 성장이 벌써부터 정체될 것으로 보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레인콤 등 코스닥업체들은 삼성전자 애플 등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양시론'을 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