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28일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1조원 이상의 대형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8천억원 수준인 일임형 랩 어카운트 판매규모를 올해 말까지 3조원대로 늘리는 등 자산관리영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골드만삭스같은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최근 자기 자산을 이용한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에서도 PEF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를 위해 삼성생명 등 국내 주요 기관들에 PEF 투자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이 만들 PEF는 비상장기업이나 법정관리·화의기업에 5∼7년 정도 투자해 연 15∼25%의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고위험 고수익 장기투자펀드'가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황 사장은 "국내 1위 증권사에 안주하지 않고 자산관리와 IB(투자은행) 영업에 주력해 미국 대형증권사와 경쟁하겠다"며 "자산 모으기와 함께 M&A(인수·합병) 거래에는 수수료 수입보다 노하우 축적차원에서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주식매매 부문에서도 영업직원이 고객에게 투자 권유를 할 수 있는 대상을 2백50여개 종목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종목에 대해선 매매를 자제토록 하는 선진국형 전략을 채택할 계획이다. 리서치센터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이상' 등 애매하게 돼 있는 것을 바꿔 매수(Buy),보유(Hold),매도(Sell) 등 세 가지로 알기쉽게 단순화하고 매도 의견도 내겠다고 그는 밝혔다. 황 사장은 증권업계 구조조정에 대해선 "LG 대우 등 다른 증권사를 인수할 생각은 없다"며 "M&A나 거액자산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라면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사들이고 싶지만 영업 방식이 비슷한 증권사는 인수를 통한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