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조업단축.가동중단 속출..내수부진에 원자재값 폭등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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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저하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목재 주물 골판지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조업을 단축하거나 일시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기업들은 원자재값 상승현상이 지속될 경우 70%를 밑도는 저조한 가동상황에 생산직 인력난까지 겹쳐 휴폐업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값 천정부지= 중소기업들이 많이 쓰는 주물용 선철,원목,고지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주물용 선철의 경우 수입품 가격은 작년초 톤당 20만원에서 작년말 40만원으로 2배가 뛴뒤 올들어 다시 45만원으로 올랐다.
게다가 포스코도 다음달 9일 계약분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해당업체들에게 통보해놓은 상태다.
원목도 마찬가지다.
연간 원목 수입물량 7백50만㎥중 55%를 차지하는 뉴질랜드산 라디에타파인의 수입가격이 작년초 ㎥당 65달러에서 10월에 90달러로 오른 이후 또다시 급등,올들어 ㎥당 1백10달러(국내 도착가격기준)까지 올랐다.
국제시세가 ㎥당 30달러가량 올랐고 선박운임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금형분야의 몰드 베이스에 들어가는 철강가격은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인상된데 이어 다음달에도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톤당 37만원이던 가격은 50만원까지 치솟게 됐다.
골판지업계는 고지가격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입고지의 경우 지난 11월의 t당 1백20달러선에서 이달들어 1백55달러로 2개월새 29.2% 뛰었다.
국산고지는 8만5천원에서 11만원으로 폭등했다.
◆만들수록 손해=원자재가격이 급등하자 중소기업들은 만들수록 손해라는 인식을 갖고 조업단축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인천의 상수도관 생산업체인 D사는 지난 21일부터 이달말까지 11일간 휴무에 들어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생산할수록 손해여서 일시적으로 휴무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에서 산업용보일러를 만드는 K사는 주문이 밀려 매일 오후 10시까지 잔업을 해왔으나 최근 잔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 강 모 이사는 "원자재가격이 너무 뛰어 제품을 만들면 손해여서 추가 조업단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금형업체들 역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조업을 단축하고 있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범용 저가 금형업체는 물론 자동차 반도체 등 고가형 금형업체들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지속시 휴폐업 속출 우려=중소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문닫는 업체들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골판지포장업체인 S판지,G산업 등은 경영난으로 이미 지난달 부도를 냈다.
대부분의 골판지포장업체들도 조업을 20~40%가량 줄이고 있지만 좀처럼 경영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골판지포장조합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3월께는 연쇄도산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남동공단 목재업체 관계자는 "최근 원목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 인천지역에서 휴폐업하는 목재업체들이 생기고 있다"며 "성수기인 3월에 접어들면 업체들이 더 큰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